악뮤 '러브 리', 실험+도전 내려놨다…10년 전 사랑스러운 남매로 재부팅(종합)
악뮤 '러브 리', 실험+도전 내려놨다…10년 전 사랑스러운 남매로 재부팅(종합)
이찬혁과 이수현 남매가 2년 만에 남매 듀오 악뮤로 돌아왔다.
'200%', '기브 러브' 등 10년 전의 발랄함을 그대로 품었다. 도전과 실험을 추구하는 오빠와, 기분 좋아지는 이지리스닝을 추구하는 동생의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해답이자 초심 같은 앨범이다. 21일 서울 마포구 YG신사옥에서 듀오 악뮤(AKMU)의 싱글 4집 '러브 리(Love Lee)' 발매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남매 이찬혁과 이수혁이 참여해 앨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번 행사는 남매가 라디오 DJ로 참여해 앨범을 소개하고 기자의 사연을 읽는 등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악뮤의 이번 컴백은 2021년 7월 협업 앨범인 '넥스트 에피소드(NEXT EPISODE)' 발매 이후 2년 만이다. 전작에서는 당시 아이유, 이선희, 크러쉬, 샘 김, 자이언티 등 다수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해 색다른 음악성을 보여줬다. 아울러 이찬혁은 지난해 솔로 앨범 '에러(ERROR)'를 발매하고, 이찬혁비디오 프로젝트로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보인 바 있다. 수현은 "2년 간 저는 잘 쉬고 있었고, 찬혁 오빠는 솔로 앨범도 내며 여러가지 활동을 했다. 악뮤가 함께가 아닌 따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오랜만에 준비하는 앨범이라 그런지 할 일이 많게 느껴지더라. 재미있게 준비했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찬혁은 "저는 굉장히 바쁘게 살았다. 2년 정도가 악뮤의 공백기긴 하지만 저는 솔로 앨범을 내며 정말 하고 싶은 거 다 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 '러브 리'는 멤버 이찬혁의 말을 빌려, '200% 2탄'이다. '200%'는 지난 2014년 발매된 악뮤의 데뷔곡이다. 동명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후라이의 꿈' 두 곡 모두 듣기 편하고, 기분 좋아지는 악뮤의 발랄한 감성이 잘 녹아있다. 수현은 동명의 타이틀곡과 관련해 "'200%'가 청포도맛 아이스크림이라면, 이번 '러브 리'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이다. 맛만 조금 다른 상큼한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다"고 표현했다. 악뮤가 이렇게 '초심'을 찾아 돌아간 이유는 두 사람의 음악적 차이에 있다. 도전과 실험을 추구하는 찬혁과, 기분 좋은 악뮤만의 음악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은 수현은 '다이노소어' 이후부터 갈등을 빚었다고. 찬혁은 "이찬혁 앨범 뿐만 아니라, 지난 악뮤의 행보 자체가 수현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에 포커싱이 돼 있었다. 그래서 되게 다양한 시도들, 실험적인 것을 많이 보여드렸다. 다 하고 나니까 이제야 '하고 싶은 거 말고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뮤가 나이들기 전에 좀 더 상큼한 것도 많이 해보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많이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비화를 전했다. 수현 역시 "지금까지 악뮤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수현 오빠의 색을 맞추기가 버거워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필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달라고 약속했다. '넥스트 에피소드' 다음에 저는 거의 선언을 했다. 더 이상의 도전은 싫다, 돌아가자, 우리 10년 전으로 돌아가자, 나는 '200%'처럼 가볍고 기분 좋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이야기헤서 만들어진 노래가 '러브 리'이다"고 털어놨다. '러브 리'는 영어 표현 '러블리(Lovely)'에서 착안했다. 찬혁은 "영국 여행에 갔을 때, '러블리'라는 표현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한국말로 표현하면 '사랑스럽다'인데, 그 말이 되게 사랑스러우면서 고급지더라. 이번에 'ly'를 'lee'로 바꾸면서 두 가지 의미를 추가했다. 하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 그 사람의 이름이 '사랑'이라면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랑한다는 표현이 되는 것처럼. 또 '희야'처럼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렇게 가상의 인물을 정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의미는 약간 끼워 맞춘 것도 있는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씨 남매들을 사랑하라. 계속 '러브 리 러브 리' 부르면서 은연 중에 '얘네 되게 사랑스럽네'라는 세뇌를 하는 거다"며 웃었다. 수현은 "10년 전 '기브 러브'라는 노래로 직접적으로 '사랑을 달라'고 얘기했다면, 10년 후에는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좀 더 성숙하게 사랑을 풀어냈는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주안점을 짚었다. '후라이의 꿈'은 9년 전 악뮤의 콘서트에서 선공개된 곡이다. 당시 팬들에게 큰 화제가 돼 정식 발매 문의가 쇄도했지만, 악뮤는 9년 만에 곡을 선보이게 됐다. 당초 이 곡은 찬혁이 아이유에게 선물했던 곡이지만, 수현이 아이유에게 직접 부탁해 다시 가져오게 됐다고. 찬혁은 "곡 가사 중' 퍼져 있고 싶어', '침대에서 안 나오고 싶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수현이가 이런 삶을 최근 추구하고 있다. 제가 보기엔 지금 '후라이의 꿈'을 불러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수현은 "2~3년 전부터 제가 굉장한 외향인에서 내향인으로 바뀌게 되면서, '후라이의 꿈'이 이수현의 주제가가 됐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너무 부르고 싶은데 저희 입장에서는 아이유 언니에게 선물해준 곡이라 이야기를 못 하고 있다가, '팔레트'에 가서 이야기했더니 언니도 저희가 준 곡인줄 모르고 있더라. 서로 오해하고 있던 상황이라 '후라이의 꿈'이 못 나오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에 오해가 잘 풀려서 '후라이의 '꿈'을 가져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는 10년 전 '200%', 그 이상으로 상큼한 매력이 돋보인다. 두 사람은 인형 코스튬을 입고, 핑크 세트장에서 춤을 추며 러블리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내용도 상큼하다. 찬혁이 사랑에 빠진 남자이고, 수현이 그의 사랑을 도와주는 큐피드 역할이다. 수현은 "저희 스태프들이 현장에 오셔서 '이게 악뮤 세트장이 맞나'라고 놀랄 정도로 유래가 없던 러블리한 세트장"이라며 "오랜만에 보여드리는 남매 케미스트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저희가 그동안에는 콘셉트에 맞춰 살을 부딪히지 않고 거리감을 유지했는데, 이번 활동은 피해갈 수 없더라. 그 어느때보다 많이 닿아 있었다. 옆구리와 옆구리가 닿았다"며 웃었다. 찬혁은 "저희 뮤직비디오의 딜레마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랑을 해야 하는데 저희 둘만 가지고 연출할 수 없다 보니, 저도 여자주인공이 필요하고 수현이도 남자주인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게 뮤직비디오를 너무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제가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역할을 맡고, 수현이가 큐피트로서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유래 없는 러블리함, 봄바람 같은 가벼운 멜로디, 독보적인 수현의 음색까지. '러브 리'는 팬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악뮤풍 노래가 될 전망이다. 수현은 "녹음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모든 콘셉트를 잡는 것까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 없이, 1차원적인 생각으로 했다. 너무 기분 좋게, 가볍게 했다.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고 웃었다. 찬혁 역시 "사실 이전에는 창구가 악뮤 하나 뿐이어서, 제 음악적 욕심을 다 악뮤에서 표출해야 했다. 거기다 수현이의 의견까지 수용하려다 보니 악뮤는 너무나도 어려움이 있는 그룹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솔로 활동, 여러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저는 창구가 생겼다. 그러자 악뮤는 너무나도 속시원한 답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은 철저히 팬들이 좋아할 거 같은 노래를 생각하고 만든 노래"라며 "이제 악뮤는 두 사람이 연구해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아가야겠다고 굳혔다. 앞으로도 악뮤는 확실하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악뮤는 내년에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러브 리'는 10주년 프로젝트의 첫 단추 같은 앨범이다. 두 사람은 음악 방송을 시작으로 3년 만의 단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현은 "3년 만에 콘서트를 할 거 같다. 저희도 되게 기대하고 있는 공연이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거기 때문에 많은 관객과 많은 지역에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악뮤의 신보 '러브 리'는 이날 오후 6시에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출처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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