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AI를 설계하는 단계 진입, 인간 개입 없이 모델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AI 업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는 AI가 AI를 설계·개선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사람이 구조를 정하고 파라미터를 조정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AI가 스스로 모델 구조와 학습 전략을 탐색·최적화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자동화된 모델 설계(AutoML)’와 ‘자기개선(Self-improving AI)’ 개념이다. 과거에도 자동 튜닝은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성능 개선 루프가 돌아가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형 테크 기업들이 사용하는 내부 모델 설계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들은 수천 개의 모델 변형을 동시에 테스트하고, 성능·비용·속도를 기준으로 최적의 조합을 스스로 선택한다. 사람은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 결정은 AI가 담당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인간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둘째, 같은 연산 자원으로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셋째, 모델 개발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진다.

반면 한계도 분명하다. AI가 설계한 구조는 내부 동작을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특정 데이터나 환경에 과적합될 위험도 존재한다. 또한 잘못된 목표 설정이 들어가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최적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 흐름이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인간이 모든 선택지를 직접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지금의 변화는 “AI를 더 잘 만드는 도구” 수준을 넘어, AI 개발 방식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에 가깝다. 앞으로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진화하는 시스템을 갖추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최소한 AI 개발의 주도권이 점점 인간의 손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